향기롭고 운치있는 한국의 발효차
세상을 모두 초록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하는 춘삼월!
무엇엔가 쫓기듯 살아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리에게 늘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대기도 하는
푸르고 싱그러운 자연 뿐이다.
초록빛은 비단 자연의 빛깔 뿐만이 아니다.
봄기운에 젖어들기 시작하는 초록빛 들판 뿐아니라
흔히 우리가 마시는 차에도 초록의 신비한 기운이 서려 있다.
우리가 마시는 차를 가리켜 흔히 녹차라고 하는 것도
초록빛이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는 일상의 색이듯,
차 또한 우리 생활 가까이 있기에 '푸른 녹'이라고 쓰는 것이다.
하지만 녹차라고 해서 모두 푸른 빛을 띠는 것은 아니다.
자연환경과 선호하는 재배 방법
민족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띄기도 한다.
똑같은 차나무의 찻잎이지만
각각 다른 공정 과정을 거치면서
빛깔과 풍미가 달라지는데,
차를 만드는 가공법에 따라
발효차, 증제차, 덖음차, 가루차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공정을 거쳐 다양한 종류의 맛과 향이 풍부한 차로 탄생하며
수많은 차의 색 또한 저마다 달라지기 마련이다.
불발효차는 흔히 녹차를 말하는데
덖음차, 증제차 등이 그에 속하고,
완전 발효차는 홍차를 일컫는다.
홍차의 붉은 빛이 매혹적이고 정열적이라면
잘 우려낸 녹차의 연둣빛은
맑고 청아한 자연의 느낌을 선사한다.
일본은 증기에 쪄서 차를 만들기 때문에
녹차 고유의 색을 간직한 반면,
중국은 차의 역사가 수천년이나 되다 보니
제법이 다양해 외형이 독특하고
여러 종류의 차가 많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커피를 멀리하므로
자연적으로 녹차를 가까이 하게 되었는데
그 유명한 [보이차] 맛이야 훌륭하지만
워낙에 진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포기했고
언젠가 중국 여행시 구입했던 [용정차]가
가격대를 비롯해 그런대로 마시기 좋았던 차였다.
[용정차]는 중국의 대표적인 10대 명차로
녹색의 빛, 싱그러운 향기, 순하고 부드러운 맛과
아름다운 외관을 지니고 있다.
찻잎을 우려보면 향기는 마치 난초향과 같으며
맛은 순수하고 산뜻하여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
우리차 또한 차를 만드는 가공법에 따라
다채로운 빛깔을 띄는 각기 다른 종류의 차로 완성되는데,
불발효차에 속하는 녹차는
찌거나 덖는 공정 과정을 통해
산화를 막고 유용한 성분을 그대로 보존해
찻잎 고유의 푸름을 간직한 것이 특징이다.
불발효차와는 다르게 갓 채엽한 찻잎을
찌거나 덖는 특별한 가공 과정을 통해
엽록소의 산화효소 작용을 억제하지 않고
찻잎을 그래도 건조시킨 후
산화효소나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켜 만든 차를 발효차라고 한다.
발효차는 찻잎의 발효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녹차의 풀 향이 가시고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나기 시작한다.
향이 완연해지고 찻잎의 가장자리가 붉게 물든 발효차는
물에 우려내면 옅은 갈색을 띠며,
그 맛은 친근하면서도 끝맛이 부드러워
녹차의 쌉사래한 풀내에 민감한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차보다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이 요구되는 발효차는
자연으로 돌아가 한결 여유롭고
아늑한 삶을 되찾게 하는 귀한 마실 거리다.
향기롭고 운치있는 우리만의 발효차를
찻물에 띄어 여유롭고 향기로운 삶에
한 걸음 다가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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