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키 큰 미루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신경희
vincent7
2017. 1. 30. 14:33
키 큰 미루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
신경희
아침햇살의 눈웃음을 따라
침엽수의 나뭇잎 처럼
추운겨울을 잘 이겨 내야겠습니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세찬 파도에 수억만번 굴러서
도드륵 도드륵 파도소리에 장단을 맞추듯
세찬 비 바람을 옷으로 입으며
깊은 침묵 속에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가듯이
아침햇살의 눈웃음을 따라
동구밖에 먼저 나와 봄을 기다리는
키 큰 미루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
그림 : 이원진님의 유화작품
Monika / Yes I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