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가을의 뒷 모습...신경희
vincent7
2016. 10. 24. 18:32
가을의 뒷모습
신경희
더듬이 차가운 촉감처럼
나의 살갗에 닿았다
들판에 누워있는 볏단처럼
차거운 땅을 등지고 눕기도하였다
여름내 높이 뛰었던 메뚜기는
어디에 몸을 숨겨 콜록이고 있는걸까
벼를 찧는 연자방아 밑에
여름날의 추억을 묻고
가을을 돌아 눕는 귀뚜라미처럼
신발을 나란히 놓았다.
떠날 준비를 마친 나그네가
봇짐을 등에 메고 길을 나선다.
떠나가는 가을의 뒷모습에
우수수 지는 낙엽이 되고 말았다.
Leaves in the Wind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