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구름의 노래...이해인

vincent7 2016. 9. 23. 19:32



 


 


 


구름의 노래 / 이 해 인



 



1


구름도 이젠 


나이를 먹어 담담하다 못해 


답답해졌나?
하늘 아래


새것도 없고


놀라울 것도 없다고


감탄사를 줄였나?
그리움도 적어지니


괴로움도 적어지지?
거룩한 초연함인지


아니면 무디어서 그런 건지


궁금하고 궁금하다
대답해주겠니?



2


나의 삶은


당신을 향해 흐르는
한 장의 길고 긴


연서였습니다
새털구름


조개구름


양떼구름


꽃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여러 형태의 무늬가 가득하여


삶이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오늘도 나는 


열심히 당신을 찾고 있군요


내 안에는 당신만 가득하군요
보이는 그림은 바뀌어도


숨은 배경인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고
나는 구름으로 흐르며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