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당신을 가져 가겠습니다/박진

vincent7 2016. 1. 23. 00:04




 


 




내 손등에 작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안쓰러워 하던 당신의 따뜻한 눈길을
제가 가져 가겠습니다.

나를 만나 행복하다며 소리내어
크게 웃어주던 당신의 밝은 웃음은
제가 가져 가겠습니다.

지루했던 불면의 밤을 편안하게
잠재워 주었던 당신의 낮은 목소리
제가 가져 가겠습니다.

항상 강한척하고 당당한척하는
당신의 그림자에 어린 서러움마져
이제 제가 가져 가겠습니다.

어둡고 쓸쓸하게 마디마디 새겨진
당신의 기억속에 작은 흔적마져
이제 제가 가져 가겠습니다.

이세상에 당신이 아파해야할 고통이,
당신이 울어야 할 눈물이 남아 있다면
제가 모두다 가져 가겠습니다.

당신을 가져 가겠습니다.


당신을 가져 가겠습니다/박진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중에서-


 


 


 









 


 

FOEM:당신을 가져 가겠습니다/박진


MUSIC:그대 였군요 / 손현숙



 



 


 



그대 였군요 / 손현숙

먼 길을 걸어 돌아오는 이여
별빛 가득 두 눈에 흘러
눈물 반짝이는 나의 사람아

나무가 되어 서 있고 싶다고
바람이나 음 쐬면서
거기 서서 얘기나 나누자고

그대 슬픔 베인 옷자락 접고
나의 슬픈 노랠 나무가 되어서
푸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아

먼 길을 걸어 돌아오는 이여
별빛 가득 두 눈에 흘러
눈물 반짝이는 그대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