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주머니속의 애송시

백치 슬픔 / 신달자

vincent7 2013. 5. 27. 13:55

 








 
      백치 슬픔 - 신달자

      사랑하면서
      슬픔을 배웠다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사랑보다 더 크게
      내 안에 자리잡은
      슬픔을 배웠다

      사랑은
      늘 모자라는 식량
      사랑은
      늘 타는 목마름

      슬픔은 구름처럼 몰려 와
      드디어 온몸을 적시는
      아픈 비로 내리나니

      사랑은 남고
      슬픔은 떠나라

      사랑 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 슬픔아
      이 백치 슬픔아

      잠들지도 않고
      꿈의 끝까 지 따라와
      외로운 잠을 울먹이게 하는
      이 한덩이
      백치 슬픔아

      나는 너와 이별하고 싶다.

'글의 향기 > 주머니속의 애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전하는 말 ...이해인  (0) 2013.05.27
산 / 차원대  (0) 2013.05.27
여름의 숲-신경희  (0) 2013.05.25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 반칠환  (0) 2013.05.25
바람피우고 싶은 날/ 정광화  (0) 2013.05.25